한국인들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유명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나는 어제 넷플릭스로 봤다. 80년대생인 나는 90년대에 유년시절과 10대를 보내면서 90년대 초 중반 어마어마했던 할리우드의 영화들의 영향을 꽤 많이 받았다. 90년대에는 어디를 가도 명작이라 불릴만한 유명 할리우드 영화의 포스터들로 가득했다. 영화 포스터로 엽서도 만들어지고 편지지, 스티커 등등.. 이런 명작 영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광은 유독 컸던 것 같다.
브래드 피트는 그중에서도 잘생긴 외모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던 배우. 그가 지금 봐도 황홀한 외모로 주연으로 출연한 흐르는 강물처럼의 인기도 엄청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의 동네마다 몇 개 있었던 영화의 비디오를 대여해주는 비디오 가게에 가도 항상 있었던 흐르는 강물처럼을 볼 생각을 지금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은 영화의 제목에서처럼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내게 너무 서정적으로 느껴져서였던 것 같다.
흐르는 강물처럼의 포스터다.
90년대 당시는 어디를 가도 이 포스터가 보였고 이 뿐 아니라 유명한 포스터들이 있어서 나는 영화를 좋아해서 그 포스터들로 만들어진 팬시 제품을 사 모았던 기억이 있다. 흥미롭게 생각했지만 결국 지금껏 보지 않았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미국에서는 그렇게 큰 흥행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오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큰 사랑을 받은 것이 의아한데, 브래드 피트의 얼굴만으로도 납득이 되는 결과다.
최근 넷플릭스 목록을 보다가 이 영화가 있어서 보게 됐다. 지금껏 왜 내가 이 영화를 동성애 영화로 오해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렴풋이 영화 속 브래드 피트가 동성애자라는 착각을 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실제 영화의 내용은 시카고 대학의 영문학 교수였던 주인공의 자전적 이야기로 동생인 폴(브래드 피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나오는 내용인데 아마 내가 착각한 영화는 브로크백 마운틴인 것 같다(ㅋㅋ)
영화의 줄거리는 간략하게 아래와 같다.
장로교 목사인 아버지와 상냥한 어머니, 두 아들인 형 노먼과 폴은 미국 몬태나 주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목사인 아버지의 취미생활인 플라이 낚시의 배경으로 블랙풋 강가에서 두 아들도 낚시를 배워가며 유년 시절을 보낸다.
엄격한 목사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모범적인 노먼과 달리 폴은 남성적이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지고 상반되는 성격이지만 죽이 잘 맞는 형제이다.
아이비리그 대학교에 진학해서 학위를 받고 돌아온 노먼과 지역에서 신문기자로 일하며 도박에도 손을 대는 폴의 이야기가 주로 영화에 담겨있다. 노먼은 시카고 대학에 교수로 제의를 받기까지 고향인 몬태나에서 시간을 보내며 제시라는 여성과도 사랑에 빠지게 되는 반면 폴은 술과 담배 도박에 빠져 경찰서까지 갇히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다 폴이 도박장에서 총기에 맞아 죽어 뒷골목에 버려지는 일이 생겨 노먼의 가정에는 큰 먹구름이 드리운다. 목사인 아버지는 폴을 아름다운 아이로 기억하는데, 한평생 엄격하고 목사로서의 삶을 살았던 아버지의 회환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낌
너무 매력적인 브래드 피트다. 영화를 보면서 폴 얼굴이 나올 때마다 입을 벌리고 영화가 재미있는 요소가 크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노먼과 폴의 대화를 보면서 얼굴에 웃음이 가득 해지는 나를 보면서 놀라게 된 영화다.
쾌활하고 남성적이고 자유분방한 폴의 이미지를 잘 보여준 그의 연기도 한몫한다.
이것은 소설의 저자인 주인공 노먼 맥클래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쓴 이야기로 목사인 아버지가 자신의 가족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라고 해서 쓴 글이라고 영화 초반에 나온다. 그러면 사람들도 알게 될 거라고. 1900년 초반 노먼의 가족이 미국 몬태나 주에 살았고 그들에게는 사랑하는 둘째 아들인 폴이 있었다. 폴이라는 사람이 있었고, 그는 1930년대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을 떠났다.
이것을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문학교수였던 노먼이 쓴 소설 덕분에 많은 이들이 폴을 생각하고 그의 존재를 알고 플라이 낚시를 했던 그의 모습을 그린다. 모든 사람은 한 번 이 땅에 왔다가 죽음을 통해 떠나는데 폴처럼 기록이 없는 사람들은 세상에 왔다가 가고,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죽고 없어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노먼의 가족은 문학교수였던 노먼의 책이 시카고 대학에서 출판됨으로써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화까지 되어 세계에 많은 이들이 기억하게 되어서 어찌 보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랙풋 강가의 아름다운 풍경과는 별개로 사람의 인생을 본다면 참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처럼 장래 유망하고 아름다운 청년의 일대기와 죽음을 보게 되는 기분이 말이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그렇듯 말이다.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았다고 하니 블랙풋 강의 풍경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플라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도 말이다. 괜히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많은 유럽인들이 기회의 땅 미국으로 건너왔는지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오래전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이다.
크게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대목이 있지는 않지만 휴식 같은 영화를 보고 싶다면 흐르는 강물처럼 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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