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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드라마 나의 아저씨(My Mister) 후기 / 등장인물 / 진짜 어른은 누구인가

by 슬기로운 생활 2021.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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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나의 아저씨 회차정보 페이지

 


 

 

드라마 나의 아저씨 (My Mister)


드라마 정보: 2018년작, 16부작
출연: 이선균, 이지은, 고두심, 박호산, 송새벽, 이지아, 정영주, 정지훈, 손숙, 장기용, 신구, 김영민...
줄거리: 빚을 지고 힘겹게 삶을 살아오는 아직은 어리지만 세상의 어두움을 많이 경험한 이지안. 파견직으로 취직한 회사에서 만난 어른, 구조기술사 박동훈 부장을 만나면서 그녀의 삶에 큰 변화가 생긴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나는 어릴 때부터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한국 드라마의 너무 뻔한 설정과 막장 요소들이 나의 흥미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마를 따라서 어릴 때부터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가끔씩 명작이라고 표현이 되는 마스터피스들에서는 굉장히 감명을 받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자주 찾아보는 일이 있었지만 흥행을 끄는 화제의 드라마들은 나에게 큰 흥밋거리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특히 중학교와 여고에서 학교생활을 할 때 주변 친구들이 어제 본 화제의 드라마 줄거리를 가지고 언급을 할 때 나는 항상 문외한이 돼서 아무 말도 못 했던 기억이 있다. 나의 아저씨는 그렇게 방영 당시에 큰 인기를 끌고, 대한민국 전체에 큰 화젯거리가 된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오래도록 기억되고 사람들이 "인생 드라마 추천해 주세요"라는 커뮤니티의 글을 쓰면 아래 댓글에 많이 달리는 유독 웰메이드 드라마로 많이 거론이 되는 이유에 대해서 오늘 쓰고자 한다.

드라마에 관심 없었던 나도 '나의 아저씨' 드라마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다.
왜냐? 그때 당시 아이유의 스캔들로 대한민국이 들썩일 때, 드라마 제목만 보고 특정 성별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졌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연예뉴스에서 자주 언급이 되고 기사로도 많이 나왔어서 나의 아저씨는 이런 악재 속에서 꿋꿋히 방영을 시작했고 연기자 이지은도 이런 자신에 대한 악플속에서 드라마를 찍어야 했던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사실에 대해서 알고있는 입장에서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중간중간 잠들었다 깨는 아이를 두고 집안에서 할 일이 없어 무료해진 나는 커뮤니티에 인생 드라마를 물어보고 댓글에 달린 드라마들을 살펴보고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의외로 '나의 아저씨'의 지분이 높아서 흥미롭게 시작을 해봤는데 역시나 사람들의 안목은 다르지 않구나 그런 생각이 들게 된 진짜 '작품'!!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드라마이다. 그래서 난 이 드라마를 두 번 봤다.
오래 전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이 배경이 낮은 여자와 대기업 자제의 사랑 이야기같은 러브스토리가 대세였다. tvN이나 JTBC같은 케이블 채널이 생겨나면서 이런 웰메이드 드라마도 사전제작을 해서 제작이 된다는 게 참 흥미롭다. '나의 아저씨'를 다 보고나서 다소 어두울 수 있는 소재의 이런 드라마도 한국에서 제작이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고 또 앞으로의 좋은 '작품'들에 대해서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드라마다.




 

 

나의 아저씨 등장 인물



박동훈


드라마 속 지안의 아저씨, 박동훈 부장이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를 유학 보내고 아내인 강윤희와 둘이 살고 있다. 한국에서 몇 명 없다는 그 어려운 구조기술사 자격증을 보유한 능력자이고 부인 또한 변호사로 겉으로 봤을 때 남부럽지 않을 그이지만 그도 사는 게 참 어려운 사람 중 하나이다.

이지아는 박동훈 부장의 회사 대표, 즉 상사이자 대학 후배인 나쁜X 도준영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이후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역할이다. 한때 후배였던, 또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도,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은 눈치를 보고 대기업이라는 번듯한 직장을 다니지만 직장 생활도 녹록지 못하고 답답함을 속으로만 삭혀야 했던 박동훈 부장.

주인공 이지안은 감당하지 못할 빚을 갚기 위해 도준영에게 박동훈 부장을 잘라주겠다며 제안을 하는데,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서 박동훈 부장을 그날부터 도청하면서 깊은 인연이 시작됐다. 지안이 퇴근 후에도 계속해서 박동훈 부장의 녹음을 듣는데, 박동훈 부장이 힘든 하루를 보내고 한숨을 푹푹 쉬는 장면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처음에는 몰랐다. 두 번째 볼 때 박동훈 부장의 이 한숨소리가 모든 사람에게 인생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내포한다는 느낌이 들어 너무 슬펐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인공만큼의 분량을 자랑하는 박동훈 부장의 형 상훈, 동생 기훈도 각자 이혼과 감독 실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들.

박동훈 주위의 '어른들'의 삶을 도청을 통해 듣다 보니 혼자만 무겁게 짊어진 것 같았던 인생의 무게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무겁고 힘든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여기 플러스, 동생 박기훈의 여자친구가 되는 한때 실패한 여배우 최유라 또한 그랬다.


이지안


지안은 초등학생 때 이미 거액의 빚을 지고 집을 나간 엄마로 인해 귀머거리이며 벙어리인 할머니(외할머니인지, 친할머니인지 나오지 않아서 확실치 않다.) 가 유일한 혈육으로 할머니를 의지하며 어릴 적부터 살아왔다. 할머니는 지안에게 유일한 안식처이면서 지안이 생계를 책임져야 할 존재이기도 했다.

어머니의 빚을 변제하지 못해 빚쟁이들이 지안의 초등학교 졸업식까지 쫓아온 걸 보면 그 어린 마음이 얼마나 상처가 깊었을까 알 수가 있다. 또 극 중 이광일, 지안과 어릴 때 같은 동네에서 함께 자라며 지안을 좋아했지만 사채업자였던 광일의 아버지가 지안의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자 초등학생이었던 지안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할머니까지 찾아와 때렸다. 결국 할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지안이는 극단적인 행동을 해서 광일의 아버지를 죽게 되고 광일은 이지안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지안이를 때릴 때마다 지켜주고 챙겨주던 과거의 자신과 또 한편 아버지를 죽인 지안이를 용서하지 못하는 두 가지 마음으로 지안이에게 빚을 갚으라며 찾아와 폭력을 행사한다.

이지안은 이후 지안과 광일의 모든 사정을 알게 된 박동훈 부장이 건네는 한마디 "좋은 어른을 만나지 못해서 어린아이들이 피해를 입는거야(정확하지 않음)"라는 말에 큰 위로를 얻는 모습이 보인다. 좋은 어른인 박동훈 부장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상처에 깊게 파인 지안이의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해 주는 장면들이 참 따뜻하다.
둘이 술을 마시며 한 번은 지안이가 세 번 이상 잘해주는 어른은 없었다며 나중에는 자신에 대해 아니까 다 도망가더라는 말을 하니 동훈이 "세 번이 어디야. 한 번도 어려운데."라는 말을 한다. 세상에 대한 지안이의 날이 선 시각을 바꿔주는 박동훈 부장의 이 말들. 드라마 내내 지안은 도청을 통해 뭔가 모를 자신과의 동질감을 느낀 박동훈 부장에 대한 동정과 또 그의 따뜻함에 동요되고 있었다.

동훈의 부인은 동훈이 평생 살아왔고 주변 친구들로 북적북적한 후계동이 너무 싫다고 했지만 사람냄새나는 후계동의 박동훈, 이 사람의 따뜻한 마음에 자연스레 세상에 대해 닫았던 마음을 연 것 같다. 이후에 박동훈이 이지안에게 "너 나 살리려고 이 동네 왔구나"라는 말을 하지만 지안 또한 여기저기 거처를 옮기던 중에 후계동에 가게 되어 박동훈과의 인연이 깊어지고 그에게서 도움받고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 후계동은 가상의 장소이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저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게끔 하는 정있는 동네이다.


송기범



그리고 이지안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존재는 지안이와 함께 광일의 아버지에게 함께 두들겨 맞던 한 아이, 송기범이다. 이지안이 드라마 내내 삼한이라는 회사에 도준영 대표와 박상무 등에게 일명 '작업'(납치, 도촬 등의 범죄와 관련된)을 할 때 항상 함께하던 친구이다.

지안이가 도청을 할 때 프로그램을 깔고 함께 일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안의 할머니를 함께 보살피기도 하며 경찰에 잡힐 때 지안이에게는 도망가라며 마지막 전화를 하는 찐 우정을 보여주기도 하는 인물이다. 송기범이라는 친구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은 없지만 아마도 광일의 사채업에 부모님이 돈을 갚지 못해서 함께 맞고 지안과 어린 시절을 함께 동고동락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된다. 그리고 지안의 살인에 대해 박동훈 부장이 알게 되었을 때 그동안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냐며, 더한것도 했다고 말하는데 삼한에 파견직으로 들어오고도 퇴근 후 설거지 알바로 투잡을 뛰며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버는 지안의 모습처럼 거대한 빚을 가진 지안이에게는 빚을 갚기 위해, 가족인 할머니의 안위를 위해 기범과 뭐든 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안이 아직 더 어릴 때 광일의 아버지가 지안과 기범에게 불법적인 일을 시켜서 돈을 벌게끔 했다는 대사도 나온다.

그래서 드라마가 시작되는 삼한기업의 배경에서 도준영과 박상무를 상대로 변장, 납치, 도청, 수면제를 타는 등의 불법적인 범죄행각(!)도 프로페셔널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름 아닌 광일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서 그렇게 자라왔던 거다. 이렇게 누구보다도 어두운 과거를 갖게끔 했던 광일의 아버지를 살해하면서 지안이는 지안 스스로가 느끼기에 법이 심판하였던 아니던 살인자인 자신만큼 어둡고 남들이 알까 두려운 과거를 가진 불행한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있을까 비관하며 살아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지안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광일이 있는데 "죽을때까지 너 놔주지 않을 거야"라고 복수심에 이글거리며 매번 찾아와 폭력을 휘두르고 어떨때는 문을 따고 지안이의 방에 버젓이 들어와있는 모습도 있는데 지안이는 이에 대해 불같이 화내기는 커녕 냉소적인 말투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 광일이 때리면 달리기가 빠른 지안이 도망을 가거나 거처를 옮기는 등 충분히 피할 수 있을텐데 여전히 같은 집에 살며 광일이 찾아와도 꼬박꼬박 상대해주고 맞아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 법으로는 지안이의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살인죄를 쓰지 않고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자신이 죽인 이의 아들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친구 기범이 "너 왜 자꾸 맞고만 있는거야. 너 얼마든지 안 맞을 수 있잖아."라며 답답해하는 대사도 있다. 지안이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마음속에 고통받는 광일의 마음을 알고 마음껏 복수할 수 있게 당해주는 것이며 그 해결이 되고 풀어지지 않는 지긋지긋한 인연이 과연 지안이의 삶에서 끝이 날까하는 의문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드라마 초~중반 광일의 집요함과 비상한 머리회전으로 보아 광일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며 지구 끝까지라도 지안이를 쫓아갈 만한 집념이 보였으므로 지안이도 이를 잘 알았을 것이다.)


이광일



광일이는 어릴 적 자신의 아버지가 지안이를 때릴 때 지안이를 도와주고 감싸주었던 인물. 그랬던 지안이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을 때 느꼈을 두 가지 마음이 속에서 '애증'이 되어 지안이를 떠나지 못하고 평생 놓아주지 않겠다는 말을 하며 지안이를 괴롭힌다. 광일도 사채업자였고, 서슴없이 어린아이를 때리고 장애인인 할머니를 손녀 보는 앞에서 때린 인성 개차반인 아버지에게 참된 '어른'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에 불과했고, 그 어린아이의 모습 그대로 자라 아버지 모습보다 더한 사채업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후 지안을 변화시킨 '어른' 박동훈 부장과 지안의 녹음파일을 들으면서 둘 사이가 '불륜'이 아니냐고 의심했던(마치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만 보고 아이유를 비난하기에 바빴던 네티즌들과 같이) 광일은 두 사람의 관계가 불륜이나 사랑 따위가 아닌 인류애 임을 깨닫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녹음파일로 몇 억을 도준영 대표에게 뜯어낼 수 있음에도 파일을 경찰도 누구도 아닌 박동훈 부장에게 통째로 넘긴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광일도 녹음파일에서 느껴진 박동훈 부장의 삶과 지안과의 대화를 통해서 박동훈 부장이 정말로 좋은 그냥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광일의 인생에서 아버지를 잃었던 그 일에 대해서 어른으로서의 조언을 해준 유일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이로써 지안이에 대해 미안했지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원망에 대한 마음이 뒤죽박죽되어 평생을 쫓아다니며 괴롭혀도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분노가 올바르게 정의 내려지고 지안이를 놓아줄 수 있게끔 이 박동훈 부장과의 인연을 통해서 모든 게 잘 해결되게 되었다.






위의 인물들은 지안이의 중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에 대한 나의 리뷰이다.

사실 이 외에도 언급하고 싶은 인물들, 모든 등장인물들이 빛을 발하고 스토리가 없는 인물들이 없었던 드라마는 처음인 것 같다. 리뷰를 쓰자니 끝이 없을 정도로 각각의 인물들이 개성 넘치고 교훈을 주는 정말 각본도 너무너무 훌륭한 드라마다. 세 번 이상 잘해준 인물로 지안의 첫 번째 아저씨로 나오는 청소부 아저씨도 빠질 수 없는 리뷰 대상이기도 하다.

나중에 이 외의 인물들에 대한 리뷰도 작성을 해서 남겨봐야겠다. 정말 보석같이 귀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언젠가 또 기억이 흐릿해질 때쯤 다시 정주행 하고픈 나의 인생 드라마. 아직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권하고픈 드라마이다. 각본을 쓴 작가님도 정말 존경스럽고 이 드라마의 대본을 화면으로 옮긴 출연자 배우님들도 정말 인생에 크게 자랑할만한 작품이 탄생한 것에 대해서 존경과 축하를 보내고 싶다. (특히 권나라, 이지은, 장기용 배우는 이 드라마 보면서 다시 보게 된 배우들)
그리고 OST 또한 완벽했으며 촬영과 연출도 섬세하게 그려낸 어둡지만 어둡지 않은 감동을 주는 귀한 드라마다. 지금은 넷플릭스에 올라가서 해외에서도 볼 수가 있는데 몇년 전 에는 연금술사라는 소설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도 최고의 드라마라고 극찬을 했던 것으로 크게 기사회 된 적이 있다. 외국에서도 많이 보는 듯하다.
좀 더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이렇게 좋은 한국 드라마를 세계 많은 이들도 보고 함께 위로와 감동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럼 나는 다음 나의 아저씨 리뷰(2)로 다시 돌아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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